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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웹자서전] ep.30 나는 어려웠던 시절의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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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업무관리자 작성일21-12-31 10:34 조회2,0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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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있는데 누군가 시끄럽게 고시원 창문 밖을 오르내렸다. 나중에는 창문을 치기까지 해서 짜증이 일었다.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창문을 열어젖혔는데 웬 아주머니가 보였다.

아주머니는 건축현장에서 가설계단을 밟으며 무거운 벽돌을 나르는 중이었다. 벽돌을 머리에 인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얼른 눈길을 피하며 창문을 닫았다. 짜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가.슴이 시렸다. 내가 공부하는 이 시간에도 힘겹게 일하고 있을 어머니와 형, 동생들이 떠올랐다.

아주머니의 임금은 내 하숙비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었다. 12시간 일하는 여동생이 받은 월급도 그랬다. 이것은 정당한가. 질문이 내 안에서 들끓었다.

한번은 고시원 옆방에서 공부하던 나이 많은 고시생이 찾아와서는 시끄럽다고 거칠게 화를 냈다. 나는 이성삼이라는 선배와 한방을 썼으니 가끔 얘기도 하게 되고 그랬다. 크게 떠든 건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 그가 대뜸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공돌이 새끼들처럼 시끄럽게 한다!”

그 순간 미안하던 마음이 싹 사라지고 화가 났다.

“공돌이 새끼들이 당신한테 피해준 게 뭔데요?”

나는 발끈해서 따지고 들었다. 말다툼은 고시원에서 함께 공부했던 최원준 선배가 성삼이 형과 나를 데리고 나가면서 무마됐다.

최원준 선배는 그 일을 두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 재명이와 성삼이를 데리고 나와 생맥주를 사주며 제가 그랬죠. 그 사람 나이 들어서 공부하려니 초조해서 그러는 건데 이해해줘야 하지 않냐고... 그랬더니 재명이가 그래요.

“욕을 해도 우리한테 해야지 왜 아무 상관도 없는 공돌이를 욕해요? 그런 건 못 참아요.”

그 말에 내가 어이없어서 다시 말했어요.

“넌 이제 공돌이도 아니고 이 사회에서 손해 볼 것도 없는데 왜 그래?”

그때 재명이가 나를 보면서 말하더라구요.

“사람들이 다 나 같아요? 아직도 공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어떡하라구요!”

그 말 들으니 할 말이 없더라구요.

지금도 그래요. 재명이가 기업에 무슨 특혜를 줬다는 보도를 들으면 듣는 순간 바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이재명이란 인간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죠. -

과거에 어렵게 살았던 사람들은 두 가지 길을 간다고 한다. 과거를 지워버리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경우, 또 하나는 살아왔던 과거에 뿌리를 두고 그 어려웠던 상황을 해결하려고 끊임없이 의지를 갖는 경우.

나는 어느 쪽일까? 나는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의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내 뿌리는 그곳이고 나는 거기서 출발한 사람이다.

혼자 잘 먹고 잘 살자고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다.

#이재명 #웹자서전 모아보기 : https://bit.ly/3mggyFy

*참고도서 <인간 이재명> (아시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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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민홍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