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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웹자서전] ep.11 중학과정 석 달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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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업무관리자 작성일21-12-17 11:33 조회2,3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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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맞지 않고, 돈 뜯기지 않고,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공장 밖을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홍 대리!

눈이 튀어나와서 개구리눈이라 불리던 홍 대리. 그는 공장의 ‘왕’이었다. 반장도 홍 대리 앞에선 꼼짝 못했다.

홍 대리처럼 되고 싶었다. 홍 대리는 어떻게 대리가 되었는가? 중요한 화두였다. 슬쩍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의외로 답은 단순했다. 고졸이었다. 아, 고졸! 나는 원대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일기장에 꾹꾹 눌러쓴 목표는 이러했다.

첫째, 남에게 줘 터지지 않고 산다

둘째, 돈을 벌어 가난에서 벗어난다

셋째,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산다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가 반대하는 야간학교 말고 다른 방법을 찾던 중 검정고시 학원이란 게 있다는 걸 알아냈다. 시험은 8월 초, 13주 가량 남아있었다. 아버지도 석 달 남짓 야간 검정고시학원에 다니는 것은 허락했다. 3년 공부를 석 달 안에 해보기로 했다. 터무니없고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내가 출세한다던 점쟁이의 말도 있지 않은가? 거기다 귓불도 성공할 상이라 했는데...

퇴근하면 곧장 학원으로 달려갔다. 3킬로미터의 거리를 버스도 타지 못하고 뛰고 걷는 날이 많았다. 돌아올 때는 당연히 걸었다. 노트와 필기구를 사느라 용돈을 다 써버려 버스비가 거의 없었다. 버스비에 관한 억울한 기억도 있다. 당시 학생들은 할인을 받았지만 같은 또래의 소년공들은 일반요금을 내야 했다. 부당했다. 나중에 대입학원에 다닐 때는 그래서 머리를 박박 밀었다. 학생처럼 보여서 할인요금을 내기 위해서였다.

기진맥진해서 학원에 도착하면 찬물로 세수를 하고 수업에 들어갔다. 왜 그리 덥고 졸리는지... 화장실 냄새는 왜 그리 독한지...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다. 피곤했지만 행복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처음으로 ‘칭찬’이란 걸 들어본 까닭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선생님들의 칭찬은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인정이었다.

학원에서 심정운도 만났다. 그도 소년공이었고 수업이 끝나면 나처럼 남아서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가며 자습을 했다. 우리는 당연히 친해졌다. 친구 심정운은 그 시절의 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재명이는 암기력이 특출나서 선생님들에게 최고라는 칭찬을 들었어요. 재명이는 3개월만에, 나는 4개월만에 합격해보려고 죽자고 공부를 했지요. 재명이는 여름인데도 반소매를 입지 않았어요. 그때만 해도 팔을 다친 걸 남들에게 말하지 않았죠.”

시험이 한 달 남았을 때 도저히 공장을 다니며 공부해서는 어려울 것 같아 아버지에게 한 달만 공부에 매진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돌아온 것은 공장이나 똑바로 다니라는 무뚝뚝한 말이었다. 그때 나선 것이 엄마였다.

“학원비도 지가 벌어 댕기는 아한테 그게 할 소리니껴? 남들은 다 학교 보내는데, 부모가 돼서 우리가 해준 게 뭐가 있니껴?”

여간해서는 아버지에게 맞서지 않는 엄마였다. 아버지가 주춤했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직권으로 내게 명령했다.

“공부해라! 내가 속곳을 팔아서라도 돈 대주꾸마.”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버지도 압도하는 ‘위대한 엄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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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업무관리자님에 의해 2021-12-21 13:50:08 카드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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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민홍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