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세종' 광화문 동상까지 비판‥김기현 축사한 '문화우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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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3. 오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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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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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열린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 단체 '문화자유행동'의 창립 기념 행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축하차 참석했습니다.

김기현 대표가 축사 도중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판한 자우림 멤버 김윤아 씨를 겨냥한 발언을 해 화제가 됐던 행사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어제)]
"최근에 어떤 밴드의 멤버가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후에 지옥이 생각난다 그렇게 얘기하는 걸 보면서 또 '개념 정치인(연예인)'이라고 하던데, 개념 없는 개념 정치인(연예인)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

그런데 이 단체의 공동대표인 문화평론가 최범 씨가 이날 행사에서 발표한 내용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자유민주주의의 위기와 문화'를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문화우파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재생산하는 진보 전위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좌파는 반근대화세력이고 이들의 성격은 전근대적 집단주의, 즉 종족주의"라며 논란의 주장을 시작했습니다.

"종족주의를 재생산하는 보조 이데올로기가 맹목적인 전통 숭배"라며 "예컨대 화폐나 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운 걸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파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세종과 이순신을 위대한 조상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는 근대국가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자일 수 있냐"고 주장했습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최범 대표는 "그분들이 박물관이나 기념관 같은 역사적 장소에 있는 것은 괜찮다"며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중심가로인데 전부 조선 사람들로 채워져 있는 건 공화국의 정체성을 모르는 한국인들의 착종된 의식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 대표는 과거에도 여러 언론 기고를 통해 "70년 이상 된 공화국이 광화문광장에 동상을 세울 만한 인물을 갖지 못한 채 왕조시대의 인물로 채우고 있다"며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은 시대적 특성을 초월해 숱한 역경을 극복하며 우리나라의 고유 문자인 한글을 만들고 외적의 침략으로 풍전등화의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존경받는다는 점에서 무리한 주장이라는 반론도 나옵니다.

또 '종족주의'라는 단어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로 평가되는 <반일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교수가 '민족주의'를 폄훼하면서 내놓은 표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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